‘1000만봉 돌파’ 크보빵, 불매직격탄…SPC사망사고에 트럭시위 예고

KBO도 책임…야구팬 “사망사고 외면한 KBO규탄” 크보빵 퇴출운동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고가 ‘KBO빵(크보빵)’ 불매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야구팬들 사이에서 “선수 얼굴을 산재 기업 홍보에 쓰지 말라”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일부 팬들은 트럭 시위까지 예고하며 KBO를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사고는 지난 19일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발생했다. 한 협력업체 직원이 공장 내 기계에 끼여 사망한 것.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SPC 계열사에서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반복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SPC 제품 전반에 대한 불매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논란의 불씨는 SPC삼립이 KBO와 협업해 출시한 ‘크보빵’으로 옮겨붙었다. 크보빵은 KBO 10개 구단과 협업해 만든 캐릭터 빵으로, 지난 3월 출시된 이후 불티나게 팔리며 4월 말 기준 누적 판매량 1000만 봉을 돌파했다. SPC삼립 역사상 최고 히트 상품으로도 꼽힌다.

하지만 사고 발생 이후 팬들 사이에서는 “선수들의 얼굴이 SPC의 이미지 세탁에 이용되고 있다”며 크보빵 불매운동이 본격화됐다. 지난 20일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크보빵에 반대하는 크보팬 일동’이라는 이름의 온라인 서명 운동이 진행중이다.

팬들은 “반복된 인명사고에도 SPC와의 협업을 강행한 KBO를 규탄한다”며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트럭 시위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들은 시위를 위한 모금도 병행하고 있다.

한 야구팬은 “사고와는 무관한 선수들이 기업 홍보 수단으로 소비되는 현실이 씁쓸하다”며 불매 동참 의사를 밝혔고, 다른 팬은 “KBO가 협업을 해제할 의지가 없다면, 팬들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 팬들은 “KBO에 책임을 묻는 건 과하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팬 커뮤니티 전반적으로는 “반복되는 산업재해에 대한 분노가 누적됐다”는 분위기다.

KBO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해 “인명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본 사안은 내부적으로 검토 중에 있으며, 팬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한편 SPC삼립 측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과거 산재 논란이 불거졌던 파리바게뜨와 던킨에 이어, 이번 시화공장 사고로 그룹 전반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다시 고조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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