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선수 브랜드를 어디에 쓰나?…KBO, 사회적 책임도 시험대!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SPC 시화공장에서의 발생한 노동자 사망 사고가, 야구팬들의 분노를 촉발했다. “나의 선수가 피 묻은 빵에 끼워 팔린다”는 반응이다.

불매운동은 물론 KBO와 SPC의 협업 제품인 ‘크보빵’(KBO빵)에 대한 트럭 시위가 예고됐다. 원인을 제공한 SPC삼립뿐 아니라 프로야구계와 정치권에도 파장이 번지고 있다.

문제의 시작은 지난 19일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윤활유 작업 중 기계에 끼여 숨진 사고다. 2022년, 2023년에 이어 또다시 SPC 계열사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를 자아낸다.

부상까지 더하면 총 8차례 사고가 있었고, 앞선 두 차례 사망사고에서 대표이사는 사법처리 됐지만, 그룹 총수인 허영인 SPC 회장은 중대재해법 처벌을 피했다.

이번에 사고가 난 공장은 KBO와 협업한 크보빵을 생산하는 곳 중 하나다.

이에 야구팬 커뮤니티는 즉각 반응했다. ‘크보빵에 반대하는 크보팬 일동’이라는 이름의 불매 서명운동이 시작됐고 많은 팬이 서명에 동참했다. 이들은 “반복된 산재에도 불구하고 KBO가 SPC와의 협업을 지속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주장하며 트럭 시위까지 예고했다.

KBO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관계자는 “인명 사고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내부 검토 중”이라며 “팬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중립적 입장만으로는 팬심의 균열을 막기 어렵다. 특히 1000만 관중 시대를 자랑하던 KBO에 대한 신뢰가 ‘산재 외면’이라는 프레임으로 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BO는 ‘단순 후원사’ 이상의 도덕적 책임을 의식해야 한다. 선수 얼굴을 활용한 마케팅에 대한 도덕적 책임도 있다. 해당 기업의 이미지 세탁에 선수와 팬심이 도구화됐다는 비판을 엄중히 인식해야 한다.

실제 유럽 주요 스포츠 리그는 인권 기준에 미달하는 기업과의 협업을 배제한다. 프리미어리그는 노동인권 논란의 일부 스폰서와 계약해지한 바 있다.

KBO 역시 SPC와의 협업 중단 또는 재검토로, 사회적 책임을 분명히 하는 조치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9개 구단 선수얼굴을 넣어 출시후 단기간에 1000만개 이상이 판매됐지만 이젠 불매대상이다.

KBNO도 단순한 ‘내부검토’ 및 ‘시간끌기’로 미적거리면 그 피해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며 KBO리그 자체를 훼손할 수 있다.

파문은 점점 커지고 있다. 현재 이 문제는 6·3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으로 번졌다. 쉬이 잦아들 문제가 아닌, 더 확산될 분위기다. 대통령 후보 TV토론회에서도 ‘중대재해처벌법’이 핵심 의제로 부각됐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중대재해처벌법은 과도한 처벌 중심”이라며 대체 입법을 언급했지만, 노동자 사망 현장을 직접 찾았던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실효성 없는 법 집행이 문제”라며 법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중대재해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하는 본질적 이유는 예방 효과”라고 강조했다.

크보빵 생산 공장은 현재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그러나 진정한 멈춤은 ‘책임의 시작’ 없이는 불가능하다. 시간이 지나면 언제든 또다시 비극은 반복될 수 있다. 그때도 이번처럼 선수의 얼굴이 기업의 방패막이로 전락한다면, 프로야구는 더 이상 신뢰받지 못할 것이다.

KBO는 ‘검토중’이라는 말로 책임을 유예할 게 아니라, 지금껏 함께한 팬들의 목소리에 응답해야 한다. 야구팬들은 지금 ‘리그의 품격’을 지켜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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